영화

불량청소년 하이퍼리얼리즘 독립영화 [박화영] 리뷰

깐나미 2019. 3. 12. 00:01
안녕하세요 깐나미입니다.
유튜버 고몽님의 박화영 리뷰영상이
800만뷰를 기록하며 화재가 되어
최근 역주행중인 독립영화 박화영을 리뷰하겠습니다.

박화영 (2017)
장르: 드라마
감독: 이환
상영등급:청소년관람불가

경쾌한 음악이 흐르며 상당히 튼실해 보이는 소녀가 라면을 잔뜩 구매하는 모습이 나오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 소녀는 18살 박화영입니다.
극 초반부터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와 통화하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험한 욕을 하며 돈을 내놓으라 하는 패륜아적 모습을 보입니다.

박화영의 집은 또래 아이들의 아지트입니다.
술, 담배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파라다이스입니다.

박화영 집의 화장실에서 번식활동도 서슴지않는 불량청소년들의 모습입니다.

조건만남으로 남성을 유인한 뒤

밖에서 기다리던 영재의 무리가 급습해 협박과 폭행을 통해 금품갈취를 하고 이 행동은 이들의 주 수입원입니다.

박화영은 본인의 집에 수많은 아이들을 들여 라면, 빨래등을 해주며 자신이 '엄마'임을 자처합니다. 그래서 또래들에게 이름 대신 엄마라고 불리웁니다.
박화영은 일진 무리에 속한 일진중 한명일까요?
아닙니다. 호구입니다. 또래들에겐 친구가 아닌 그저 집을 제공해주며 라면셔틀, 빨래셔틀, 담배셔틀, 온갖 셔틀을 자처하는 엄마란 이름의 셔틀일 뿐입니다.
그리고 박화영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습니다.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친구들에게 이용만 당하는걸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쿨한 척하며
'난 너희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를 각인시키려 합니다.

담배피다 말고 또래들에게 장난을 가장한 집단린치를 받습니다. 하지만 박화영은 쿨한척 웃어넘깁니다.

우두머리 영재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모습

또래들에게 대놓고 호구취급 당하고 폭행, 폭언을 들어도 한없이 착하고 쿨하고 다 퍼주려하는 '엄마 박화영'.

그러나 일반인은 물론 경찰, 학교 선생님등에겐 일진 보스가 되어 거친 욕설과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대듭니다.
이런 박화영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며 떠오르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방구석 여포란 말 들어보셨나요?
자신보다 강자인 사람에겐 위축되지만
집에서 만큼은 삼국지의 여포처럼 기세등등한 졸렬한 사람을 빗대어 하는 말입니다.

박화영은 불우한 가정환경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엄마'란 이름으로 진짜 엄마처럼 퍼주기만 하는 매우 기형적인 교우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친구로 인정 받기는 커녕 호구중의 호구 탑호구 취급을 받습니다.

박화영은 단짝 친구로 여기는 연예인 지망생 친구 은미정(하지만 당연히 일방적 호구관계)과 있을때 은미정에게 이용당하면서도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짓습니다.
조금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했을 뿐인 박화영이란 소녀에게 행복은 사치인걸까요?

(가발은 왜 쓰게 됬을까?)

어떤 사건 이후로 수년의 시간이 흐른 뒤. 박화영은 친구 은미정의 무리들이 아닌 또 다른 가출청소년의 엄마를 자청하고 있습니다.
라면을 끓여 내와서는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흐뭇했는지 호탕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박화영은 극사실주의 영화입니다.
그런데 현실 고증의 수준이 고증을 초월해 현실 그 자체인 수준입니다.
마치 카메라 렌즈가 아닌 전지적 관찰자인 신의 시점에서 가출청소년을 보고있는듯한 느낌이죠.
그래서 과한 욕설과 흡연, 폭행, 조건만남사기 등의 씬에서 눈이 찌부려지거나 보기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보기 불편한 일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다는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영화 속 인물들의 철 없기 그지없는 모습은 보기 불편하면서도 한편으론 공감이 가고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일진미화가 없습니다. 날것 그대로 다 보여줄 뿐입니다. 그래서 이영화를 보고 화가 나거나 슬프다기 보단 그저 씁쓸하단 생각이 들 뿐이었습니다.
배우들의 명연기도 너무 좋았고 재미있다기보단 아주 감명 깊게 잘 봤습니다.
독립영화 박화영  추천합니다!